머무르고 싶은 마음

살다보면,
잊을 수 없는 체험이 삶 안에 종종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신앙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도 그렇고,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하는 마음…

베드로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마르 9,5)

하지만 주님께서는 영광의 시간에 머무르지 않으신다.
오히려 다가오는 고난의 시간 앞에서,
그곳으로 ‘가자’고 하신다.

신앙을 한다는 것..
기분 좋은 축복을 누리는 것 보다는,
멀지않아 보이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꽤나 버거운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자신과의 사투가 아닐까.

부담스러운 걸음을 내딛을 수 있고,
또 요상하게도 감당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머무르고 싶을정도로 잊을 수 없는
그분의 놀라운 영광에 대한
강한 체험의 조각들 때문이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마르 14,42)

 

+영광의 산에서는 내려오시고,
팔아넘길 자를 맞이하기 위해선 나아가시는,
무시무시한 주님,
당신을 따를 수 있도록
함께하여 주시고, 제 손을 놓지 말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