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이 강한 용사인 이유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판관 6,15

기드온의 이 고백은, 마치 저의 마음을 보는 것 같습니다.

‘주님 저처럼 약하고 못되고 삐딱하고 모자란 놈이 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자주 나 자신은 자격이 없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단지 내가 만든 높은 기준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주님의 천사가 기드온을 찾아왔을 때 했던 말은 이것입니다.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판관 6,12

기드온은 미디안족이 두려워서 숨어있던 사람입니다. 저처럼 겁이 많고 연약한 사람이죠. 그런데 주님의 천사는 그런 그를 두고 ‘힘센 용사’라 부릅니다. 당최 사람의 눈으로는 헛소리로 밖에 안보이는데 말이죠. 그는 힘센 용사가 아닙니다. 겁쟁이일 뿐이예요.

하. 지. 만.

동시에 그는 힘센 용사입니다. 맞습니다! 그가 힘센 용사일 수 있는 이유는, ‘주님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도 그들이 뛰어나고 훌륭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 가운데 가장 작고 초라한 민족인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습니다. 낮은 자를 통해 하느님의 강함이 드러나는 것이야 말로, 하느님께 큰 영광을 드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면에서 보면, 나처럼 못난 놈도 꽤 괜찮은 통로가 될 수 있을거 같네요. 희망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