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지 않고 따름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마르 10,52

바르티매오에게서 내 모습을 본다. 어둠에 빠져 눈이 멀어 빛을 볼 수 없었고, 사랑에 굶주린 거지였던 과거의 나. 바르티매오에게 잠자코 있으라 꾸짖은 사람들처럼, 사랑 보다는 비난과 무시 그리고 많은 상처들이 따라 왔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바르티매오에게 하셨듯, 나에게도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으셨고 곧 눈을 뜨게 해주셨다. 그분 안에 머무르자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격려를 받게 되었지만, 그것은 이미 내게 중요치 않았다. 눈이 뜨이자, 나는 단지 그분에게 매료되었고 그분을 따를 수 밖에 없었으니까.

예리코를 떠나는 이 시점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시점이고, 그곳에서 영광스러운 환대를 받음과 동시에 수난의 여정이 시작된다. 마지막 기적인 이 사건을 끝으로 수난을 준비하게 되는데,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의 공생활 끝자락인 이 수난 시기에 주님을 따르게 된거다. 어찌보면 바르티매오도 짠하다. 멋진 시간 다 지나고 십자가의 고통의 길에서 동참하게 되다니…. 하지만 이 끝자락의 기회를 놓쳤더라면, 아마도 그는 평생 눈먼 거지로 살았어야 했을 거다. 사실 그게 더 끔찍한 일일테지…

‘별로’인지 아닌지 계산하는 마음을 버리고자…

+악인과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오늘도 사방팔방 찾아다니시는 주님,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