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토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에 이레가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 주님의 자녀로, 가톨릭신자로 다시 태어나 거듭나는 기적의 시간이었다. 주애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이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기 때문이겠지. 한국도 아닌 미국, 게다가 미국 본당에서 영어로, 그리고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그래서 더욱 특별했고 느낌이 달랐다. 불연듯, 내가 어쩌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살고 있나 싶었고, 돌아보니 참으로 은총이었기에 감사함으로 충만한 시간이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시편 8:5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특별한가! 감히 내가 누구이기에! 내가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런 귀한 시간과 은총이 선물로 주어졌느냐 말이다. 이래서 기꺼이 더 나아가야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망설여선 안되고, 게을러서도 안된다. 다른 누구보다도, 더 헌신적으로 더 열심히, 더 기껍게 나누고 뛰어야 한다. 더 나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더 자격이 없었기에, 그것에 대한 감사가 무엇보다 더 크기에, 보잘것 없는 나를 살려주시고 새 삶을 선물로 주셨기에, 이 좋으신 주님을 맛보고 누리도록 더 선포해야만 한다. 그것이 내 삶 전체에 가득해야 한다. 이레의 세례인데, 내가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성사의 은총이란 이런 것이겠지.
**이레의 세례를 기억하고 기도와 축하, 축복을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