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함..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마르 10,25

결혼을 앞뒀을 때 내 통장에는 360원이 전부였다. 집은 커녕 번듯한 직업도 없이 알바를 하며 봉사를 하던 나였다. 그랬는데 지금은, 그래 여전히 나는 가난하다. 사람들의 도움과 베푸시는 주님의 손길로 겨우겨우 살아간다.

그런데, 실은 가난하지 않았나 보다. 분명 나는 가난한데, 누군가에겐 이런 나조차도 부유했나 보다. 그 부유함이 주는 괴리, 이질감. 그것은 그 누군가로 하여금 나를, 내 삶을, 내 하느님을, 멀리하게 했었나 보다. 그래서. 그래서.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가기란 그리 어려운갑다.

부유함이란 대체 뭘까. 나와는 무관하다 생각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낙타에게 밀릴 거 같다. 가난함을 자랑하는 부유함은 아니었을까..? 옥수수를 먹었는데, 고구마를 먹은 느낌이다. 목이 메이고 울쩍하다. (요즘 고구마가 유행인가..)

 

+주님, 사람에겐 불가능하여 주님만 하실 수 있는 그 일을 제 삶에 이루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