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화가 났다. 그리고 이내 가슴이 아프고 속상하고 슬펐다. 너무나 화가 나고 슬펐다. 몇년전 강정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이번은 그것과 너무나 다른 것이다. 특별히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 처음이라 더더욱 그렇다. 이번 일이 전세계가 놀랄만큼 새로운 일은 아니다. 사실, 성체를 모독하고 훼손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탄을 숭배하는 자들, 가톨릭교회를 혐오하는 자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악의 지배와 영향 아래에서 거룩한 교회의 보물에 칼질을 하고 사랑이신 주님의 현존에 해를 끼치고 있다. (그들의 악행은 이번 사건보다 더 심각한 형태들도 꽤 된다.)
나는 이 사건은 패미니즘과 1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여성인권을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광기를 쏟아낼 명분을 멋대로 만들어 냈을 뿐일거다. 그리고 악의 지배 아래에 처절하게 시달리고 있을 거다. 특별히 성체에, 성심에 관한 신심이 광적인 나에겐 더더욱 비통할 일이고 미칠듯 화가 나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두고 똑같이 칼을 드는 것을 보는 것 또한 마음이 아프다. 혐오를 혐오로 해결 할 수는 없다. 똑같은 악이 반복되고 새로 태어날 뿐이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악이 원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지독히 자연스럽지만.. 영적인 시각과 식별이 너무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상도 못할 악한 죄를 저질렀지만, 그자에게 칼과 돌을 든다고 해서 주님의 마음에 위로가 될리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냥 괜찮은 척 할 수도 없다.. 솔직히 부글부글하니까… 복잡한 상황에서 입 다물고 분위기를 살피면서 묵상하다가 떠오른 구절이 있었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 (마태 26,52)
그리고 묵상의 끝에서 체험한 마음은, 예수님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때문에 수난 당하신다는 것… 변함없이 우리 때문에 수난 당하시는 주님의 마음 때문에… 더 아프다. 우리는 그분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가 없다… 얼마나 아프실까.. 하지만 나는 그분께 위로가 되어드릴 수도 없다..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