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
마태 7,22-23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이적과 표징이 따르는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불법을 일삼으면서도 말이지요.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불법을 일삼는데도 기적을 행할 수 있다니!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표징과 능력이 따르는 그런 가시적인 성과를 가지고 성품과 삶을 판단하는 것에는 오류의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는 말씀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주님께서 알아 봐 주시고, 주님의 모습을 닮고, 주님의 향기를 내는 사람들만이 교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주님께서 역겨워 하시고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시는 그들마저도 교회에서 많은 역할과 일들을 수행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로서 ‘하느님의 사람’임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들을 쫓아내지 않고 그대로 두시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건 중요한건 사람들의 보이는 모습이 아무리 좋은 모습일지라도 그것을 보고 따라갈 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께서 말씀하셨듯, 그 어떤 거룩한 사람이라하더라도 그를 닮으려하는 순간에 사탄의 꾀임에 빠지게 된다지요. 그래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따르라고 성인은 강조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