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6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역은 바니아스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지역입니다. 헤로데 왕이 죽고 그의 아들들이 지역을 나누어 가졌을 때 헤로데 필리피가 이 지역을 통치하면서 로마 황제 카이사르에게 바치는 의미로 카이사리아라 명명하였고, 지중해 연안의 카이사리아와 구분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뒤에 붙여 ‘카이사리아 필리피’라고 불렀습니다.
이곳에는 다산의 신인 판(Pan)의 신전과 제우스의 신전 그리고 아우구스투스의 신전이 세워져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님은 이런 ‘다른 여러 신들이 모셔진 곳’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이 여러 신들 가운데에서 예수님이 그리스도임을 고백하였습니다.
제가 머무르고 있는 이 곳 인도에는 크고 작은 신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수 많은 신들의 신전이 세워진 인도에 머물고 있는 나에게, 예수님은 같은 질문을 던지고 계신 듯 합니다.
이토록 많은 신들 가운데, 네가 믿는 나를 너는 누구라 생각하느냐?
그들 나름의 종교 의식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때때로 괴물처럼 폭력적이고 잔인한 신 앞에 두려움을 갖고 예배하는 이곳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처럼 자비하시고 다함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분은 없다는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다른 신들의 형상을 보면, 대부분이 무서운 괴물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예수님은 처참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죠. 모든 것을 창조하신 높고 위대하신 하느님께서 비참하고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오신 것도 모자라서, 우리를 벌하시는게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대신 죽으셨다는건 정말 사기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 누구도, 어떤 신들도 할 수 없는 놀라운 사랑입니다. 사랑과 자비로 가득하신 하느님, 그분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 하느님이십니다! 어떤 말로도 모두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사랑!
예수님은 혼란스러운 이 세상 안에서 ‘너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냐’라고 우리에게 묻고 계시는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