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드러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1사무 3,7
꼬꼬마 사무엘은 주님의 부름을 알아듣지 못했다. 주님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서의 안다는 것은, 친밀함이다. 대사제 엘리 밑에서 자랐는데 하느님에 관한 지식적 앎이 없었을리 만무하다. 허나, 지식의 수준은 친밀함의 깊이와는 무관하다. 친밀함은 배움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형성되니까..
성경을 아무리 많이 읽고 외우고 있다하더라도.. 성경을 책으로 대하며 읽는 사람과, 그 안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의 차이는 비교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크다.
성경을 백 날 읽어도, 미사를 빠짐 없이 참례해도, 그 안에서 얻는 것이 형식과 지식에만 머무른다면… 주님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다. 어린 사무엘처럼 말이다. 하지만 참 다행인 것은, 주님을 알지 못한 사무엘이 주님을 알 수 있도록 이끌어준 대사제 엘리의 존재다. 우리 삶에 엘리와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야말로 축복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엘리같은 존재가 되어주어야 한다.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과 관계할 수 있도록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듣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