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라고 믿고 싶습니다. 공동선이라는 선의를 위해 희생하며 투쟁하고 있는 의로운 그리스도인들이(성직자든 신자든), 같은 측에 있다는 이들로 인해 비난과 아픔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추기경 파면을 교황에게 청원한다는 것은 선의의 뜻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평화를 외치고 교황님을 존경하고 강 주교님을 사랑한다고 떠들어도,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염 추기경님이 밉다 하더라도 ‘파면’은 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제가 가톨릭 신자이기에 하는 말이 아닙니다. 대통령이든 어떤 지도자든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파면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에 해가 되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거나, 직무를 내려 놓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면 분명히 파면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결책이 그것뿐일 경우입니다. 짜증나고 화나고 열받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지금 상태가 ‘잘라내야만’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극한 상태는 아니니까요.
사실, 아무리 교계의 권위라 해도 틀림이 없을 수 없고, 절대적 복종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권위를 지녔다 하더라도 그가 틀렸을 경우 ‘옮음’이 무엇인지 외쳐야 하며, 악의 측에 있을 때는 ‘회개’를 촉구해야 헙나더. 성직자라 할지라도 그가 잘못되었으면 바른 것이 무엇인지 그를 향해 외쳐야 하고, 그릇된 길에 있다면 회개를 촉구해야 합니다. 그것은 어느 그리스도인이든 해야 하는 일입니다.
교황님을 운운하고, 강 주교님을 운운하면서 염 추기경님을 파면하자고 외치는 모습이 참 우습습니다. 교회사를 조금만 훑어 봤더라면, 아마 소스라치게 놀라겠지요.
분명, 선의의 뜻을 지닌 투쟁도 필요합니다. 잘못되었으면 바른 것을 외쳐야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기준은 ‘진리’여야 합니다. ‘나’ 혹은 ‘우리’를 기준으로 두고 바라 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찌, 갈수록 점점 파벌만 형성되는 것 같네요. 우리 측의 유익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해야 할 뿐입니다. 약한 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와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싸워야 하는 것 뿐입니다.
싸움 때문에 또 다른 싸움을 만들어 내는 것은, 똑같은 악의 측이라고 밖에는 안 보입니다. 정부더러 잔인하다고 욕 하면서, 손에 칼을 들고 난도질 하겠다는 것은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 그냥 또라이가 아닐지.. 심판은 주님의 손에 맡겨야 합니다. 물론 계속 외치고 싸워야 하겠지만, 우리는 ‘지켜야 하는 것’이지 ‘없애야 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면 안됩니다. 난리치는 자들을 완전히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이따위 행위들을 정의로운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면 같은 신앙인이라는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제발 작작 좀 하길.. 점점 영웅 컴플렉스에 빠지는 이들이 생기는 거 같아서 살짝 짜증이… 웃기고 있어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