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아실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

평소에 “유아실을 없애자!”..라고 자주 주장해 왔던 한 사람으로써, 교회 안에서의 이러 시도와 성과는 자랑하고 싶네요!

공동체 배려로 유리 벽 밖으로 나온 아이들 [가톨릭평화신문]

 

유아실로 부모와 아이를 몰아내는 것은,

1. 아이들은 신앙을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오만
2. 아이들 때문에 시끄러워 기도에 방해된다는 이기심

이는 아이들이 예수님께 나아갈 때 이를 가로 막는 제자들의 행위와 다름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전혀 예수님의 입장이 아니라는 거죠. 방해 받지 않고 기도하고 싶다면, 아무도 없을 때 성체조배실에서 기도하면 됩니다. 전례란, ‘공동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인 예배’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들도 하느님의 자녀이며 백성이고 하느님께 찬미와 흠숭을 드려 마땅한 예배자들입니다. 어쩌면 방해 받기 싫어하는 어른들보다 비교할 수 없이 순수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하느님과 소통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보다 더 전례와 공동체에 스며들기 위해서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해야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어릴때부터 아이들을 공동체에서 격리시켜놓으면서, 아이들에게 ‘교회의 미래’라는 얼토당토 않는 부담만 얹어주어서는 안되겠죠.

또 한 예는, *애들 핑계대고 주일 의무 때우러 와서 스마트폰만 보다 가는 날라리 부모들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유아실 안가본 사람은 모를 겁니다. (하하하!) 방치된 아이들 때문에 유아실이 정신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보면 그 정신없는 분위기를 핑계삼아 스마트폰으로 게임/동영상 감상 등을 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애초에 오고 싶지 않지만 주일의 의무를 거스르는건 또 껄끄러워서인지 일단 오긴 오는데, 시끄럽긴 해도 전례 흐름대로 앉았다 일어날 필요도 없고 그냥 편하게 유아실 벽에 기대서 스마트폰이나 보다가 헌금 내고 영성체 하고 집에가는 날라리 부모들도 작지만 문제의 한 몫을 차지할 겁니다.

저는 원채 완고해서, 왠만한 일이 아니고선 딸래미 대리고 유아실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유아실 없이 전례에 참석하고 있지요. 어느때는, 유아실에 들어가지 않아서 핀잔을 준 신부님,수녀님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참 씁쓸했지요. 물론 그래도 끝내 들어가지 않았지만요.

가뜩이나, 유아초등부 미사/청소년 미사/청년 미사/어른 미사… 미사를 세대별로 찢어놔 가족이 각자 미사를 드리는 시스템도 달갑지 않은데.. 어린 아이들은 공동체에서 격리 당해야하는 이 문화적 분위기가 참으로 씁쓸합니다 그래도 최근엔 꽤 많은 신부님들이 유아실을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계셔서 감사하네요. 분명 그런 분위기의 공동체는 더 젊고 활기차며 배려가 넘치는 곳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아프리카 잠비아에 선교 갔을 때, 미사 시작 전 어느 아이 엄마가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몸과 영혼의 양식을 모두 채울 수 있는 거룩한 교회! 누가 그들에게 미개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아기 예수에게 젖을 먹인 성모님이 미개하고 음탕해 보이지 않을테지요. 복음을 모시러 가는 우리의 마음에 복음을 모실 자리가 없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무튼, 참 좋은 소식입니다. 이러한 공동체가 많아지고 사람들의 태도도 변화되어 갔으면 좋겠네요.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는 “아이들을 유아방에 격리시키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어른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도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미사에 참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