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도행전 17장 24-25절
하느님 나라에 모자란 부분을 채워야해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챙겨오라고 하지 않으셨다.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분이 아닌,
우리에게 한 없이 베푸시는 하느님.
그분을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그분을 위해 무언가 행하기 보다
그분께서 베푸시는 것을
‘가만히’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가 누구시고 어떤 분인지,
나를,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가 내려놓고 비워야 하는 이유는,
무소유가 되었을 때 해탈하게 되기 때문이 아니라
다 비움으로써 그분으로 가득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나를 위해 무언가 열심히 좀 해보라는게 아닌,
주님께서 베푸시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함인 것을…
무언가 열심히 행하기만 하다가
지쳐쓰러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놀랍게도,
그분께서 베푸시는 생명과 숨을 받고 사는 이들은,
애써 행위를 강요하지 않아도,
더 큰 힘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