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1일,
우리 가족은 터전인 한국을 떠나
지금 살고 있는 이곳, 미국으로 이주했다.
5월 31일,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날을 기억하는 축일이다.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루카 1,39)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엄청난 부르심을 확인한 소녀 마리아는,
곧장 유다 산악 지방(아인카렘)으로 갔다.
찾아보니 160km 정도 거리로,
걸어서 3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짧지 않은 거리를, 그것도 서둘러서 간 이유
친척 언니 엘리사벳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구세주를 잉태하였다는 놀라운 사건,
홀로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게 당연하다.
평소 멘토같이 지내던 언니와 함께
일종의 ‘피정’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한국에서의 모든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땅으로의 이주를 결정한 6,7년 전.
이곳에서 엘리사벳과 같은 이들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방문축일에 맞춰 미국행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어느덧 6년이 지났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만난 것과 같이
좋은 인연, 길잡이가 되어준 모델들을 만났었다.
분명한건,
하느님께서는 알아서 찾아가라고 방관하지 않으시고
항상, 어떤 방법으로든 개입하시고 간섭하셨다.
갈등하며 씨름하던 시간들도 있었고,
내 생각과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도 많았지만,
항상 그랬듯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그분이 늘 옳았다.
이제, 결혼 후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오래 살고 있다.
네살 아기주애는 열살이 되었고
새로운 네살 아들이 함께있다.
다가오는, 새로운 다음 걸음을 기대한다.
준비중인 것들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지라도,
그분이 원하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좀 더 크게되면
엘리사벳처럼 든든한 어른이 되고 싶다.
내 고집과 오만에도 불구하고,
그걸 꺾고 승리하시는 주님을 믿습니다.